내 마음 밀랍초

알 수 없는 내 마음의 모양은
매번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.
둘러보고 만져봐도
애를 써도 가늠할 수 없다.
그래서 나는 그냥 놓아두기로 했다.

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,
아직 마음의 모양은 알 수 없다.
그런데 이제 혼란스럽지 않다.
알 수 없는 것이 내 마음의 모양이라고
알게 되었기 때문이다.

마음의 모양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으니
알 수 없던 내 행동의 이유가
납득이 가기 시작했다.

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이
유난히 버거울 때 유일한 위로가 되어준다.

그래서 힘들었던 이유를 묻기보단
그때의 나를 안아주는
내가 되고 싶다.